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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간질환을 두려워하는가? (1)

간기능 돋보기
작성자
공감클리닉
작성일
2022-08-13 09:43
조회
124

왜 간질환을 두려워하는가? (1)

    

진료실에서 간질환 환자들을 마주하다 보면 의학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일들을 드물지 않게 겪는다. 많은 환자들은 신체적으로 나타나는 증상들에 비해 정신적으로 더욱 더 위축된다. 임상에서 이런 환자들을 관찰해보면, 어떤 이들이 정상 활동을 중단해야겠다고 결심하고 삶의 목표를 잃어 창의적인 활동을 지속하지 못한다. 불치의 병을 얻었다는 생각에 항상 우울해 하고 대인관계에서 자신감을 상실하고 만다. 간염 수치가 1,000까지 올라갔으니 당장 입원부터 해야겠다고 막무가내로 우기는 김 아무개 환자, “작년까진 보균자(정확히는, B형 간염바이러스 건강보유자)였는데 최근 검사에서 간수치가 올라갔다고 낙담한 끝에 직장도 그만두고 보따리를 싸서 상경한 이 아무개 환자, “방사선과 의사가 간경화(정확히는, 간경변증)라 했는데 이젠 얼마 못살고 죽을지 모르겠다고 지레 짐작하고는 한없이울기만 하는 박 아무개 환자, 등. 간질환 환자들이 간질환으로 진단받거나 간질환이 악화되었을 때 이토록 힘들어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왜 간질환을 두려워하는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아마도 이들에게 간염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또한 누구로부터도 충분한 설명을 듣지 못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된다. 한편, 간질환 환자를 사랑하고 그들을 오랫동안 진료해온 임상의사로서, 필자는 섣부른 조급함으로 인해 오히려 간세포 손상을 가속화하는 우를 범하는 환자들을 만날 때마다 감출 수 없는 안타까움을 느낀다.

『김 박사의 공감클리닉』(정영화, 박영사, 2021)에 소개된 박 부장의 경우도 크게 다르지 않다.

박 부장은 요즘 마음이 몹시 시끄럽다. 얼마 전에 직장에서 단체로 받은 건강검진 결과를 들은 후로는 마음이 편치 않다. 일이 손에 잡히지 않고 입맛도 뚝 떨어졌다. 작년에 외삼촌께서 간암으로 돌아가신 후로 걱정이 많았었는데 이번에 간경변증 얘기를 들은 것이다30년전 열두 살 때 어머니와 함께 처음으로 병원에 갔었다. 그때 B형 간염바이러스 보유자란 얘기를 들었다. 하지만, 그 동안 별로 불편한 게 없어서 잊어버리고 살았다. 아니 뭐 특별한 치료법이 없다고 하고, 병원에 가면 좋지 않은 얘기만 들을 것 같아 무시하고 살아왔다는 것이 더 정확할 것이다회사에서 하는 정기 신체검사는 꼬박꼬박 받았다. 그 때마다 B형 간염바이러스 보유자란 말은 들었지만 괜찮은 줄 알았다. 바쁜 업무로 정신이 없어서 박 부장은 자신의 몸을 잊고 살았다. 특별히 불편한 게 없으니 관심을 두지 않았던 것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말도 안 되는 일이지만, 박 부장은 동료들에게 폭탄주를 말아주는 일도 도맡아 해왔다.

그런데, 이번 정기 신체검사에서 간경변증이 의심된다는 판정을 받았다. 간 초음파검사상 간의 에코가 거칠고 표면이 울퉁불퉁하게 보인다는 거다. ‘이게 무슨 청천병력이란 말인가? 아니 지금 한창 잘 나가고 있는데, 작년에 동기들 가운데 제일 먼저 부장으로 승진하여 주변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고 있었는데 이렇게 무릎을 꿇어야 한다는 말인가? 정말로 억울하다. 내게 이런 일이 생기다니 말도 안 된다.’

그래 확인부터 해보자. 내가 정말 간경변증 환자인지. 아닐 수도 있지 않은가? 아닌 것으로 판명이 나면 얼마나 좋을까? 간경변증? 간이 굳어져 황달에 복수가 생기고 피까지 토한다는 그 병? 그래서 이제 내가 얼마 더 살지 못한단 말이지? …… 사실 겁이 난다. 정말 겁이 많이 난다. 지금 이대로 죽기엔 너무 억울하다. 무엇 하나 제대로 이루어 놓은 것도 없고 식구들에게 변변하게 가장 노릇도 한 번 해보지 못했는데……’” 

의사들은 이와 같이 공포에 싸인 간질환 환자들을 세부적으로 진료하기 전에 서둘러 몇 가지 노력을 한다. 우리가 왜 간염을 두려워하는지, 간염이 생기면 어떤 변화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는지, 그래서 이제부터 의사와 환자가 무엇을 확인해야 하고 어떻게 장기적인 치료계획을 세워야 하는지를 먼저 설명하고 이해시킨다. 환자들은, 특히 위중한 질병이나 장기간 관리해야 하는 질병으로 진단받은 환자들은 자신들의 질병에 대해 정확히 이해한 연후에야 비로소 함께 치료계획을 세우고 이를 실천할 결심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계속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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